오늘은 일본인이 한국어를 배우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아니 앞에서 한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적어놓고 이제 와서 어렵다니 무슨 말인가 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 뿐 아니라 모든 외국어는 기본적으로 배우기 어렵다.
본인도 6개국의 언어를 배운 적이 있지만 지금 대화가 가능한 건 그나마 영어와 일본어 2개뿐.
그나마도 언어는 지속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금방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언어는 살아있는 생명 같은 존재라고 누군가가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살아서 숨을 쉬고 있진 않지만 생명체처럼 매일 같은 단어와 표현들이 생겨나고 반대로 쓰지 않는 표현들은
죽어간다.
이게 언어를 배우는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이며 이 새로운 언어들은 사실 네이티브라고 하더라도 모두 알지 못한다.
그러니 새로 배우기 시작한 외국인들에게는 얼마나 어렵게 다가오겠는가.
그나마 유사한 언어권 보통은 인접해 있는 나라의 언어는 보통 배우기 쉬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그리고 이탈리아어 등 로마어 계열의 언어는 정말 금방 배울 수 있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나는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론 우리 앞에는 수많은 장애물들이 있지만 이 장애물들을 미리 알고 공부하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나 혼자만 힘든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힘들다는 동지애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럼 왜 어려운지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1. 한글
사실 기본 모음 10개와 자음 14개를 합쳐서 24개만 알면 될 거 같지만 쌍자음과 이중모음까지 합치면 40개가 된다.
그렇게 어려운 영어의 알파벳이 26개인데 40개라니....
시작부터 40개란 존재는 사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부담되는 개수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40개를 간신히 외우니까 또 받침이라는 존재가 튀어나와 학생들을 힘들게 한다.
근데 일본어를 배우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리라.
어렵게 히라가나를 배우니 가타카나가 나오고(사실 여기서 많은 학생들이 포기한다.) 나중에는 한자가 나온다.( GG)
그렇게 따지면 40개는 할만하지 아니한가?
2. 발음
한국어와 일본어는 유사한 발음이 많은 만큼 처음에는 배우기 쉽다.
실제로 알파벳 표기는 같으나 일본에는 있는 유성음이 한국에는 기본적으로 없다.
그러다 보니 네이티브에 가까운 발음을 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처음부터 발음 공부를 제대로 안 한 상태에서 공부가 진행되면 중급 고급반이 되어서도 고쳐지지 않는 것이 발음
이다. 물론 발음의 비중을 많이 주냐 적게 주냐는 개인의 선택이라 존중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잡아서 간다면
더욱 한국어를 알아듣고 이해하기 쉬워 진도가 잘 나갈 것이라 생각이 든다.
특히 일본인들이 발음을 어려워하는 모음이라든지 받침 리을 이라든지
하지만 걱정들 마시라 내가 같이 옆에서 공부하는 이유가 그것이니.
3. 성격
한국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본 사람들도 참 외국어를 배우는 게 힘들다.
그중 하나가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한다거나 말을 대표로 하는 거에 익숙하지 않아서 일 것이다.
틀리면 어떡하지? 이게 맞나? 문법이 이거였나? 이게 발음이 이렇게 바뀌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외국어가 늘겠나. 걱정만 늘지.
실제로 본인도 그랬지만 토익이 800이 넘어도 외국인 앞에서 한마디도 못하는 학생들을 수없이 봐왔다.
이는 외국어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성격의 문제다.
제일 안타까운 케이스 중 하나가 언어 유학을 왔는데 혼자서 도서관에서만 공부하는 학생....
밖에서 배울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혼자 공부 할 거면 유학을 올 필요가 있었을까...
이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언어의 습득이 빠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가 언어를 배우는 궁극적인 목표는 그 나라의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따라서 본인이 내성적이라고 하더라도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걱정보다 입으로 먼저 말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도 안다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노력하는 사람은 변화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변화하지도 않고 얻는 것도 없다.
제발 나랑 같이 공부할 때는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4. 책
많은 학생들이 외국어를 공부할 때도 책을 이용한다.
사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책이 편할지도 모르겠다. 학교에서 매일 보는 것이 책이니까.
하지만 필자는 책으로 공부하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첫째.
재미가 없다. 책 위주로 공부가 진행이 되면 처음에는 진도가 잘 나간다. 하지만 오래가는 경우를 보기 힘들다.
1권의 책을 사서 끝까지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절반만 봐도 책값은 했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흥미가 식고 금방 그만두게 된다. 그나마 요즘은 유튜브라는 게 있어서 참 다행이다.
둘째.
책이랑 친하지 않다. 나는 불면증을 겪어 본 적이 있다. 지금도 새벽 2시에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불면증이 심할 때는 침대에서 책을 읽는다. 그럼 잘 잔다. 책도 읽고 잠도 자고 얼마나 훌륭한가. 그야말로 1석2조.
하지만 책에 집중해야 하는데 잠이 온다는 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는 걸 뜻한다. 그럼 아무 의미가 없다.
셋째.
어렵다. 오늘 공부가 잘돼서 열심히 진도를 나갔다. 그런데 다음날 책을 펴보니 기억이 안 난다.
다음 페이지를 공부해야 하는데 다시 어제 공부한 내용부터 보고 있다. 대체 다음 페이지는 언제 공부하나.
책을 위주로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암기식으로 공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음날 되면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나는 책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을 정말 부러워하다 못해 존경한다. 그들은 천재임에 틀림없다.
넷째.
이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데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가진 책이 언제 만들어진 건지 한번 보길 바란다.
인쇄 날짜 말고 만들어진 날짜. 2000년대에 만들어진 책도 많을 것이고 1990년대에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한국어 공부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으면서 많은 새로운 책들이 나오긴 했지만 책에서 배운 지식은
정말 기초에 불과하다. 친구를 사귀어 대화를 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도 네이티브들은 책에 나오는 대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앞에서 짧게 설명했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수없이 많은 표현들과 단어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 모든 걸
책에 담는 건 한계가 있다.
내가 겪어본 케이스로는 TOPIK 6급을 땄고 어학당에서 고급반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지만
같은 반에서 TOPIK 4급 보다 회화능력이 부족한 학생을 본 적이 있다.
사실 나는 6급 학생과도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그는 내가 말하는 말의 반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4급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전해 들었다.
물론 유학이나 취업 등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라면 책으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Kpop이 좋아서, Kdrama 가 좋아서, Kcometic이 좋아서, Kfood 가 좋아서 등 그 나라의 문화를 즐기고 싶고
친구를 사귀고 싶은 거라면 책보다는 현실세계에서 배우는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고 본다.
이만큼 많은 벽들이 우리를 가로 막고 있지만 지피지기백전불패 라고 이것만 넘으면 미사모보다 한국어 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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